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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열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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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503회 작성일 20-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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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평소 입었던 모시 옷을 벗고 군복을 입고 있었다. 비행기 폭격 때문에 반딧불조차 번쩍이는 것이 위험한 때인데도 그 사람은 계속 성냥불을 들고 내 얼굴을 비추며 말했다. "동무, 우리는 북으로 후퇴하는 길이요. 그동안 동무와 주고받은 이야기들이 내 마음에 새겨졌소. 동무에게 한가지 묻겠는데 만일 내가 지금 후퇴하다가 도망쳐서 되돌아온다면 동무가 나를 살려 주겠소?" 나는 황급히 "그럼요, 염려 말고 오기만 하세요. 우리집 아시죠?" 라고 대답하였다. 나는 그가 나를 죽일건지 살릴건지 가늠할 수 없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내게는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그 사람은 나를 쳐다보며 "동무 집으로 가시오."라고 말하였다. 나는 가라고 한뒤, 아마 뒤에서 총을 쏘려나 보다 생각하며 공중에 붕 뜬 기분으로 뒤도 보지 않고 열심히 기도를 되뇌이며 급하게 걸어갔다. 그러나 끝까지 총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그가 타고 가는 듯한 차의 시동 소리만 요란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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